운 좋게 손에 넣은 리코 GR4, 6년 만의 반가운 만남 

    운 좋게 리코 GR4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무려 6년 만에 나온 GR 시리즈의 신작이다. 발매 소식만으로도 반가웠는데, 직접 손에 쥐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

     

    리코 GR 시리즈는 내 청춘의 한 장면을 함께한 카메라다. 첫 유럽 여행 때 가져갔던 카메라가 바로 리코 GR2였다. 낯선 도시의 공기와 풍경,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남겨준 고마운 카메라였다. 그래서인지 GR이라는 이름에는 늘 향수와 그리움이 함께 따라온다.

     

    솔직히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큰 고민 없이 GR4를 선택했다. 이토록 작으면서도 결과물이 확실한 카메라는 아직까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GR1부터 GR4까지, 네 세대의 GR 시리즈를 모두 사용해 봤다.

     

    이번 글에서는 GR4가 어떤 점에서 달라졌는지, 실제로 사용하며 가장 와닿았던 부분 위주로 정리해보려 한다.

     

     


    변하지 않은 GR의 철학

    GR 시리즈는 예전부터 과장이 없었다.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히 덜어내고, 사진 찍는 본질에만 집중한다. GR4 역시 그 철학은 변함이 없다.

     

    전작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아쉽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써보면 분명히 다른 카메라로 돌아왔다고 느껴진다. 겉모습은 익숙하지만, 안쪽은 확실히 다듬어졌다.

     

    이런 방향으로 계속 출시해 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게 느껴질 정도였다.

     


     

    더 경쾌해진 그립감과 조작감

    전작과 전체적인 크기 차이는 크지 않지만, 두께가 더 얇아졌다. 그 덕분에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한결 수월해졌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그립감 역시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조작 방식에서도 변화가 느껴진다. 기존에는 좌우 버튼을 밀고 당기며 노출 보정을 했다면, GR4에서는 버튼식으로 변경되었다. 훨씬 직관적이다. 검지와 엄지만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해졌고, 이 점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속도다. 기존에도 충분히 빠른 카메라였지만, GR4는 전원 켜짐부터 촬영까지의 과정이 더 빨라졌다. 렌즈 돌출 후 촬영 가능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0.6초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면 ‘지체 없음’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 정도로 빠르게 켜지고 바로 찍을 수 있는 카메라는 흔치 않다.

     


     

    EX 기능이 만들어낸 결정적인 변화

    개인적으로 GR4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프로그램(P) 모드에 추가된 EX 기능이다.

    이 기능은 P모드 상태에서

    • 조리개 우선
    • 셔터 우선

    두 가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해준다. 촬영 중 다시 카메라에 모든 판단을 맡기고 싶다면, 모드 다이얼의 언락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P모드로 즉시 복귀할 수 있다. 이 간결한 구조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EX 기능 덕분에 GR4는 A모드, S모드, P모드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최적화된 카메라가 되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아, 이래서 돈 값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포착에 이만큼 강한 카메라는 드물다. 정말 못 찍을 장면이 없겠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새롭게 추가된 필름 시뮬레이션

    이번 GR4에서 반가웠던 변화 중 하나는 필름 시뮬레이션의 확장이다. 기존 GR 사용자들이 특히 선호하던 포지티브 필름은 물론, 네거티브 필름, 시네마 그린, 시네마 옐로우까지 선택지가 늘어났다.

     

    이제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대신해 줄 수 있을 만큼, 색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남은 건 찍는 일뿐

    오랜만에 마음이 설레는 카메라를 손에 넣었다. GR4는 여전히 작고, 여전히 빠르며, 여전히 믿음직스럽다. 이제 남은 건 하나다. 다시 많이, 자주, 부담 없이 찍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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